2021 한국퀴어영화제 다큐멘터리 “모가나” GV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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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퀴어영화제 중 다큐멘터리 “모가나” Q톡(GV)의 일부를 남겨둠.

“(모가나가 퀴어하다면 어떤 부분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우리 사회에서,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문명 사회에서 섹스를 남녀 사이에, 일대일 그것도 비슷한 연령과 어떤 표준 범위 내에 체중을 가진, 같은 인종 사이에, 이런 여러 가지 기준들이 있잖아요. ‘정상’이라고 부르는. 근데 모가나 같은 경우는 일단 그녀의 나이, 그리고 바디 사이즈가 플러스 사이즈라는 것, 그리고 중년 여성이 성적인 것에 굉장히 적극적이고 그걸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되게 퀴어한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가 퀴어라는 단어를, 성소수자만을 가리키려고 쓰는 단어는 아니잖아요 원래는. 규범적이지 않고, 설명하기 어렵고 이런 것들을 퀴어하다고 불렀으니까. 어원 자체가. 그런 면에서 모가나도 되게 퀴어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정상이라는 게 참 웃기죠.”

“(걸그룹이라던지, 페미니즘과 노출에 대한 생각)요새도 계속되는 말이죠. 페미니스트인데 어떻게 노출하냐, 짧은 옷 진짜 별로다. 근데 그런 말들은 2000년대 달빛시위, 아마 많이 아실 거예요. 밤길을 되찾자, 여자들에게 밤길을 허하라. 이런 구호로 진행되었던 페미니니스트 시위인데, 슬럿워크도 있고, 거기서 했던 말 이상으로, 제가 덧붙일 말이 있을까 싶긴 해요. 왜냐하면 노출하면 안 된다는 말에서 다음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주체적 포르노가 페미니즘 일 수 있느냐는 질문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그리고 포르노 뿐만 아니라 성매매나 BDSM 같은 것들도 다. 이게 페미니스트의 실천일 수 있는가라는 반문 같은 걸 굉장히 많이 하시는데 저는 일단 투트랙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그런 착취가 존재하죠. 지금 우리 사회가 성별 권력 관계가 평등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서 비판하고 바로잡아야 되는 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성폭력 말할 것도 없고. 근데 어떤 포르노나 성매매나 BDSM도, 전 페미니스트이면서 가능한 실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면 안 된다. 되게 교과서 같죠. 교과서적인 얘기 좀 더 하자면 여기서 되게 중요한 거가 합의잖아요. 합의가 그냥 계약서 사인만 하면 되는 그런 합의 말고 일단 자기 자신과의 관계, 자아상이 건강한 상태에서 내 욕망이 뭔지를 정확히 알고. 상대방의 욕망이 뭔지 정확히 알고 그걸 잘 조율해서 하는 합의가 절대적인 전제죠. 성매매든 포르노든 sm이든 그런 합의가 있다면 저는 다 가능하고 그런 합의 하에서 페미니즘 실천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이 자신의 욕망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그걸 지금 페미니스트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성이 자신의 욕망을 볼 수 있는 사회와 문화와 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게 바로 페미니즘 운동이 아닌가 싶어요. 왜냐하면 되게 많은 시간, 오랫동안 역사 속에서 여성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건데 ‘이게 네가 원하는 거야’라고 강요받으면서 니가 원하는 건 아내가 되는 거고 니가 원하는 건 어머니가 되는 거다 그런 게 니가 원하는 거라고 강요받았기 때문에 그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죠.”

“(이 영화가 이제 뭔가 남성이 아닌, 비남성이 만든 영화여서 뭔가 좀 달랐을까요?) 전 당연히 달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모가나가 구덩이에 있고 밖에서 흙 던질 때. 던지는 사람이 던지기 전에 ‘지금 던질게요’ 라고 던지고 또 와서 바로 ‘괜찮아요?’ 라고 물어보는. 그러니까 매 단계마다 동의와 괜찮은지를 확인하는 그런 섬세함은 아마 여성 감독이니까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거랑 비슷한 맥락인데, 강간판타지 장면에서도 그 남자 배우가 이렇게 하기 전에 한번 물어보잖아요. 지금 이거 해도 되는 거 맞냐. 그래서 컷이 되고 모가나가 ‘아, 이거 다시 찍어야 되냐.’ 웃으면서 그러는데 사실은 물어보는 게 맞는 거죠. 이렇게 하기로 했다고 해도, 찍는 과정에서 내가 안 괜찮을 수 있고 그걸 확인하는 건 되게 중요한 거고 사실 그런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되게 많은 한국 남성 감독들을 몇 년 뒤에 여배우들이 ‘그것은 성폭력이었다’고 고발하잖아요. 매순간 동의를 확인하는 적극적 동의를 확인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성감독이고 또 시스젠더가 아닌 감독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가능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를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지) 너무 좋은 영화라서 다 보면 좋은데. 페미니스트들 중에서도 지금 되게 많은 분들이 섹슈얼리티 문제에 많이 집중을 하잖아요. 지금 한국의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그러니까 그들이 말하는 가장 큰 실천이 4B랑 탈코르셋이잖아요. 그게 두개 다 섹슈얼리티 문제거든요 사실은. 그런 사람들이 고민이 많을 거예요. 왜냐하면 성적이 욕망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그 4B와 탈코르셋은 ‘너는 성적인 존재가 되면 안돼’라고 하는 구호잖아요. 이건 제 해석이지만. 그런 욕망과 구호가 부딪힐 때 어떻게 탈출구가 가능한지를 제시하는 영화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퀴어영화제에서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여성이 섹스를 말할 때 남자를 떠올리잖아요. 남자와의 관계. 대부분. 그니까 너무 이성애적인 상상인 거예요. 사실 여자가 자기 욕망과 섹스를 얘기할 때 남자를 안 떠올려도 되잖아요. 자위부터 시작해서 뭐 되게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지금 4B운동이나 탈코르셋 같은 게 페미니스트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유일한 도구처럼 된 거는 결국 그걸 말하는 사람들이 이성애 밖을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이성애 밖의 섹스 얼마든지 가능하고. 모가나가 보여주는 퀴어한 상상력들이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기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고 또 어떤 섹슈얼리티 문제를 고민하면서 윤리적인 거나 그런 것들 고민하는 분들이 이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너무 좋게 봤고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녹화일자 20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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